2023년 개봉한 영화 플래시(The Flash)는 DC 유니버스(DCEU)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멀티버스 설정과 시간 여행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으며, 특히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복귀와 슈퍼걸의 등장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플래시는 흥행과 평가에서 엇갈린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플래시가 DC 영화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멀티버스와 시간 여행, 영화의 핵심 설정
플래시는 DC 코믹스의 유명한 이야기 플래시포인트(Flashpoint)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배리 앨런(에즈라 밀러)은 어머니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로 인해 멀티버스가 뒤엉키며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시간 여행과 멀티버스 개념은 이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같은 작품에서도 다뤄졌지만, 플래시는 DC만의 방식으로 이 개념을 풀어냈습니다. 특히, 플래시가 '속도의 힘(Speed Force)'을 통해 과거로 이동하는 장면들은 시각적으로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영화 속 멀티버스 설정이 충분히 논리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등장하는 CG 캐릭터들이 어색하게 느껴졌고, 멀티버스를 연결하는 방식이 다소 급작스러웠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과 슈퍼걸, 팬들을 위한 선물
플래시에서 가장 화제가 된 요소 중 하나는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복귀였습니다. 1989년 팀 버튼의 배트맨 이후 오랜만에 다시 등장한 마이클 키튼은 여전히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나는 배트맨이다(I’m Batman)"라는 상징적인 대사는 극장에서도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또한, 사샤 카예가 연기한 슈퍼걸(카라 조엘)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기존의 헨리 카빌 슈퍼맨과는 다른 방식으로 강한 여성 히어로를 보여주었으며, 강력한 전투 장면으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두 캐릭터 모두 영화에서 충분한 비중을 받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슈퍼걸의 스토리가 더 깊이 있게 다뤄졌다면 영화의 감정선이 더욱 강화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CG와 액션, 호불호가 갈린 연출
플래시의 액션 장면들은 스피드를 활용한 독창적인 연출을 보여줍니다. 플래시가 시간의 흐름을 조작하면서 펼치는 전투 장면들은 흥미로웠으며, 특히 초반에 등장하는 '아기 구출 장면'은 유머와 긴장감이 조화된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CG 퀄리티는 전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등장하는 멀티버스 캐릭터들이 과거 영화 속 인물들을 재현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인위적이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DC 팬들을 위한 이스터에그로서 의미는 있었지만, 시각적으로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이 등장하는 전투 장면이나 슈퍼걸과의 협력 장면은 강렬했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액션 구성은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스토리와 감정선, DC 영화의 전환점이 될까?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가족과 선택의 중요성입니다. 배리 앨런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결국 과거를 바꾸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감정적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이지만, 영화가 이를 충분히 효과적으로 전달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마블 영화들이 감정적인 순간을 유머와 균형 있게 배치하는 반면, 플래시는 감동적인 장면과 코믹한 요소가 다소 어색하게 섞여 있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배리 앨런의 젊은 버전과 현재 버전이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영화의 개성을 살리기는 했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지나치게 가벼운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영화의 긴장감이 줄어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플래시, DC 영화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플래시는 DC 확장 유니버스(DCEU)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성적과 평가를 고려할 때, DC가 이 영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유니버스를 시작할지는 불확실합니다.
제임스 건이 새롭게 이끄는 DCU(DC Universe)와 기존 DCEU의 연결점이 애매하게 설정되었고, 이에 따라 플래시가 DC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과거 DC 영화의 마무리 느낌이 강했습니다.
흥행 성적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2억 7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고, 이는 DC 영화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었습니다.
결론
플래시는 DC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대중적으로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영화였습니다. 멀티버스 설정과 시간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활용했지만, CG 문제와 다소 산만한 스토리 전개로 인해 기대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복귀, 슈퍼걸의 인상적인 등장, 그리고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 등 긍정적인 요소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만약 DC가 향후 세계관을 재정비하면서 플래시의 개념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이 영화는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억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DC 유니버스의 팬이라면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며, 특히 멀티버스와 시간 여행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